글을 정리하면서, 글쓴이가 제시하는 팁들을 한 번씩 되짚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공유되고 나중에라도 한 번씩 읽어보면 도움이 될 듯해서 세 편으로 나누어서 유용한 팁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번 글은 앞서 게시했던 두 편의 글에 이어 가와사키 쇼헤이의 리뷰 쓰는 법 갈무리 편이다.
15. '재미없다'와 '재미있다'는 사용하지 말 것
리뷰 쓰기에서 '재미없다'와 '재미있다'를 사용하는 것은 글쓴이에 따르면 '옹색한 일'이며, '관찰을 게을리했다는 증거'이다. 글쓴이는 재미없다고 느낀 이유를 다섯 개 모으고, 그것에 대해 쓰는 훈련을 자주 할 것과 친구들끼리 모여 '각자 재미있다고 느낀 것을 가져와서 '재미있다'는 말을 쓰지 말고' 대상을 평가하는 연습을 해보기를 제안한다.
16. 말을 만들어보자. 단어들끼리 붙여도 보고 줄여도 보기
다음과 같은 예시들이 있다.
- a. 워크 라이프 밸런스는 워라밸이라고 표현된다. 외국어의 사용과 축약의 결과물이다.
- b. 커피 라이터 Coffee Writer : 글쓴이가 기존에 있는 말을 조합하여, 카페에서 맥북을 펴 놓고 커피를 마시며 글 쓰는 사람들을 보며 만들어낸 말. 이와 같이 기존에 있는 말과 말을 이어 붙이면, 새롭고 신선한 의미의 말이 만들어진다.
17. '은/는'과 '이/가'을 잘 구별하여 사용할 것
'너가 좋다'와 '너는 좋다'는 다르다. "'은/는'은 문맥에 감춰진 말을 전달하고, '이/가'는 사실을 강조해서 주장을 펼치는 기능을 한다."
18. 제목을 명사화하지 않는다
제목은 중요하다. 독자의 이목을 끌어야 하며, 내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정보를 흘려주어야 한다. 글쓴이에 따르면 요즘은 명사화된 제목보다는 설명을 하는 제목이 좀 더 독자의 이목을 끄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심도 있는 작업 끝에 내용을 아우르면서도 독자에게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명사화된 제목, 예를 들어 「바보의 벽」(요로 다케시), 「괴델, 에셔, 바흐」(더글러스 호프스태터)와 같은 것들이 있다고 소개한다.
19. 숫자를 의심한다
글쓴이는 통계와 평균의 숫자는 독자가 사고하는 폭을 제한하는 폭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수치는 나의 주장을 굉장히 세게 밀어붙이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며, 특히 평균은 대다수가 아니며, 한 측면에 불과하며, 공허한 숫자라고 강조하며, 다양한 가치를 매몰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
20. 미래보다는 현재의 이야기를 할 것
현재 시점에서 맞닦뜨리고 있는 현실은 늘 어렵기 마련이다. 종종 미래 구상이 섞인 글을 읽게 되는데, 글쓴이는 미래에 기댄 글쓰기를 '뜬구름 잡는 말은 보기에 아름다울지 몰라도 마음을 울리지 않는다'라고 지적한다. 현재를 직시하라는 말이 있다. 글쓴이는 '오늘에 관한 이야기를 철저히 해보자'라고 제안한다. 현재의 문제점과 장단점을 인식해나가는 것이 바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21. 내가 쓴 글을 꼭 다시 읽어볼 것
글을 쓰면서도 여러번 읽어보게 되고, 글을 게시하거나 원고를 보내기 전에 충분히 글을 읽어보고 고치는 과정은 익히 들어왔을 것이다. 하지만 글쓴이는 그렇게 글을 어딘가로 보내거나 마치고 시간이 흐른 뒤에 꼭 다시 읽어볼 것을 제안한다. 그럼으로써 얻게 되는 것은 '내가 쓴 글의 결함'이다. 다시 읽으면, 쓸 당시에 보이지 않았던 부족한 점이 보인다. 그 점을 고쳐나가는 것은 글쓰기를 향상하는 지름길이다.
22. 일단 전진해야한다. 글 쓰다 멈추지 말 것
글을 쓰다보면, 여러모로 방해 요소가 많다. 무언가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책상으로 와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고부터도 몇 문장을 쓰다 보면 고쳐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고, 이것 저것 알고 싶은 것들이 생겨나서 웹 서핑으로 빠져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했으면, 전진하라! 이 팁은 정말 공감하며,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글쓴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헤매는 것 때문에 글을 쓸 수 없게 된다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주장의 반도 전달되지 않겠다'며 헤매더라도 일단 전진합니다. '여기서 잠시 머리를 식혀야지'하고 생각하는 붓을 멈추면 글을 완성시킬 기회를 놓치기 쉽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그 기세 그대로 밀고 나가고, 영 불만족스러우면 다시 씁니다. 그 편이 글의 짜임새를 더 낫게, 더 쉽게 수정할 수 있습니다." "실수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불안도 꿀꺽 삼키고, 묵묵히 써 나갑시다. 그리고 글을 다 쓰고 나서 다시 고쳐 씁니다. 의외로 그렇게 하는 편이 내가 미처 알아채지 못한 실수나 간과했던 부분 또는 그 시점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발전하기 쉬워집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덧붙이자면, 글을 고쳐쓸 때는 시간을 정해둘 것! 고치는 것만큼 시간이 늘어지는 것도 없다. 후회가 남더라도, 다음 기회에 수정해본다. 불만과 후회는 그다음 글을 계속 쓰도록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23. 비평이 존재하지 않는 분야의 비평을 발견해보자.
리뷰 쓰기의 분야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독서, 영화, 여행지 그리고 제품, 식당과 같은 것들이 있겠다. 하지만 "대상화되지 않는 장르, 더 정확히 말하면 비평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은 어떨까?"라고 글쓴이는 제안한다. 가치를 실어주고 싶은 대상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할 것이다. 무엇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24. 계속 쓰자. 쓰기를 멈추면 나의 언어가 사라져 버린다.
이는 이 책에서 가장 마지막에 소개된 팁이다. 바로 계속 쓰라는 것! 글쓴이는 "이 방법을 이길 기본기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로써, 문장 쓰기에 능숙해지고, 어휘가 늘고, 글을 쓰는 속도가 붙고, 주눅 들지 않는 문장을 쓰게 된다. 또, 자신이 붙는다. 쓴 글에서 실패와 후회가 남더라도, 계속 쓰면 이런 후회와 불만에 능숙해지며 인내력을 키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각오가 생긴다. 그것은 내가 쓴 글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것이다. 글쓴이는 이렇게 강조한다. "강한 인간이 지속성을 갖고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계속하는 인간이 결국 강해지는 것입니다." "각오를 키우려면 제대로 불속으로 뛰어들고,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당당히 물이 되거나 기름이 되어 계속 써 나가야 합니다."라고.
계속해서 쓰자.
ps. 오늘 아침,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매일같이 돈을 받으면서 일을 꾸준하게 해왔다. 그 꾸준함, 직장에서 돈을 받는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강제적이든 자연스럽든 매일같이 해야 하는 것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회사에서는 일을 덜게 되고, 무언가 생산이 되는 것이다. 올해 나는 직장의 강제 없이 꾸준함을 쌓아나가려고 한다. 그 꾸준함이 쌓이면 무엇을 할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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