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래드웰과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
말콤 글래드웰는 1996년부터 미국의 유명 잡지사인 The New Yorker의 전속작가로 일해왔다. 말콤 글래드웰은 「블링크」, 「아웃라이어」, 「티핑 포인트」 등 5개의 비문학 책을 출간하기도 했고, 그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도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그의 저서와는 다르게 그가 써온 뉴요커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 다른 책들이 다루고 있는 자기계발 주제와는 다르게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에 담긴 글들은 위트 넘치고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그가 쓴 뉴요커 잡지 스타일의 글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내가 말콤 글래드웰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미국에서 인기 있는 유명인들의 강의를 제작하는 교육 콘텐츠 플랫폼인 마스터클래스를 구독하면서이다. 글쓰기 분야 강의로 분류된 그의 강의가 눈에 띄었다. 여타 다른 유명 소설가들의 강의도 많지만, 오히려 비문학 분야의 콘텐츠가 적어 그의 글쓰기 강의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말콤 글래드웰의 강의를 들으면서, 그가 쓴 뉴요커 글들을 한국어로 읽고 싶어서 서점에 가서 그의 책들을 살펴보다가 «당신이 무언가에 끌리는 이유»를 집어 들었다.
말콤 글래드웰 글의 특징
말콤 글래드웰이 그의 마스터클래스 첫 강의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흥미를 따라가라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글쓰기의 동력이 곧 나의 흥미와 관심사를 따라가는 것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해보자.
- 무엇이 흥미로운가?
- 작가로서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 당신 주변의 사람들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자신에게 던지면서 글쓰기의 주제를 찾고, 계속해서 흥미를 부여잡고 파고들어가다보면 어딘가 도달해 있을 거라고 말한다. 그 목적지가 어떤 문제에 대한 답일 필요가 없다. 단지 흥미를 따라가고,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는 것. 그것이 말콤 글래드웰이 전달하고자 하는 글쓰기 강의의 핵심인 것 같다.
아직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글들에서 말콤 글래드웰 자신 또한 자신의 흥미를 따라가는 모습이 제대로 드러난다. 그런 점을 말콤 글래드웰은 머리말에서부터 강조한다.
"나는 독자를 끌어들이고 생각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게 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그 사람의 머릿속이 불쾌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말이다. 따라서 이 책에 실린 글을 읽는 것은 어쩌면 '모험'일 수도 있다. 하긴 내 본래 의도가 그것이니 그냥 모험을 즐기시기를 바란다."
<진정한 색깔, 염색제로 본 전후 미국의 숨겨진 역사>라고 이름붙여진 첫 번째 글은 카피라이터인 셜리 폴리코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유롭게 금발이 될 권리]라고 소제목이 붙여진 이 글의 서두 부분에서 말콤 글래드웰은 셜리 폴리코프가 자신이 금발로 염색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사회적으로 머리에 물을 들이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던 대공황 시절이었음에도 그녀는 그것이 자신의 권리이자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한 수단으로 금발 염색을 선택했다는 이야기였다. 이러한 일화로 시작되는 이 글은 셜리 폴리코프가 클레롤의 새로운 염색제 광고를 맡게 되면서 "염색한 것일까요, 아닐까요?"라는 카피를 쓰게 된 것 그리고 "난, 소중하니까요"라는 로레알의 전설적인 카피를 써낸 일론 스펙트의 일화를 보여주면서 카피라이터들의 삶을 살며시 비추고, 1960년대 일어난 여성의 사회 진출 운동의 사회적 맥락도 짚어낸다. 이 이야기는 당시 소비자의 심리를 분석한 심리학자 헤르타 헤르조그의 동기 조사에 대해 다루고, 경쟁관계에 있는 클레롤과 로레알의 제품이 어떻게 힘을 얻고 인기 있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를 분석하면서 글을 마감한다. 정리해보면, 두 명의 여성 카피라이터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당시 사회적 맥락을 짚어보면서, 그 사회적 현상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었는지를 찾아 나서는 식으로 전개된다. 그렇게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흥미를 따라가고, 독자는 그의 문장과 이야기 전개에서 그의 흥미를 느끼며 하나의 작은 모험을 하도록 이끈다.
마스터클래스에서 말콤 글래드웰이 제안하는 글쓰기 팁 몇가지
- 퍼즐을 완성하지 마라.
- 지키지 않을 약속을 하라.
- 자신의 흥미를 찾아라.
- 데이터, 통계수치 등을 활용할 때는 그 숫자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해라.
- 할 이야기는 하되, 독자가 이 이야기를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만한 흥미롭고 쉬운 캔디를 글 속에 파묻어 두라.
- 인터넷 조사는 피하라. 구글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결과물들은 이미 인기 있고 알려진 이야기들이다. 구글은 그렇게 기능한다. 따라서 그것을 보고 쓰는 글은 그 이야기들을 재탕하는 것이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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